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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드디어 본
june|준|
2008. 8. 3. 21:04
놈놈놈.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에 푹 빠져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족히 열 번은 상영하셨을 ㅂㅂㅂ님께서 천만 번의 광클로서 득템하신 CGV 무대인사 티켓을 자애롭게도 나에게 생일선물이라고 생각하라며 넘겨(?)주었다. 언니는 아마 챙겨주지 않으면 이 영화 절대 안 볼 것 같고(좀 찔렸다.) 자기는 어차피 다른 곳에도 예매해두었으니(역시 열혈..!) 상관없으니까 재미있게 보라면서 친절하게 예매번호를 가르쳐주던 그녀에게 축구신의 영광있으시길. ●█▀█▄
맨 앞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이 왜 이따위냐면..... 폰카였기 때문입죠. 디카는 이미 정신줄을 놓은지 오래였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져갔다가 대략 낭패 보았다. 초점이 완전히 나가서 다들 혼이 나간 상태로 찍혔기도 했고 어차피 케이블 선이 사라져서-.- 컴퓨터에 연결도 하지 못한다. 흑... 부산영화제 가기전에 기필코 새식구를 장만해야지. T_T
아무튼 정우월은 저 후진 사진에서조차 확연히 보이다시피 혼자 머리하나는 더 컸다. 근데 표정이 영 긴장 탔는지 좀 굳어있었음. 그래도 마이크를 잡고는 '극장에서 만나뵈게 되어서 너무 반갑다... 즐거운 시간 되셨으면 한다.' 며 나긋하니 말해주셨다. 흰 이빨을 드러내며 연신 방싯방싯 웃으시던 뵨사마는 과연 뵨사마. 일본 쪽 팬들이 그가 마이크를 잡자 연신 꽃이니 뭐니 선물을 바쳤(?!)다. 압도적인 뵨사마! 무대를 내려가기 직전까지 팬들을 향한 서비스란;; 팬들 다 쓰러졌을듯. 강호님은 뵨사마와 정우월 앞으로 속속 도착하는 선물을 보며 한마디. '허허, 저도 좀 주세요!' 너무 귀여우셨심. T_T 강호님은 얼굴이 동그마해서 왠지 몸도 통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영화를 보면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데, 실제로 봐도 역시 그렇다.
음, 영화는... 음.
워낙 빵빵 쏘아대고 펑펑 터지는 탓에, 그리고 두 명의 캐릭터 덕에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 보았다. (적절한 표현이 될까;) 웨스턴 무비라니 뭐니 이런 역사는 난 잘 모르겠으니 생략. 하지만 볼거리는 많은데 힘이 없다는 지적은 확실히 수긍할만 하다. 또한 마지막의 벌판 씬을 위해서 주연이든 조연이든 등장인물들의 당위성을 부여한 구석, 그걸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스리슬쩍 무마하려 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그게 자리에서 발딱 일어나고 싶을 정도로 억지스럽진 않았으니 그저 아쉬운 부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하지만 태구가 그 독립군으로 가장한 놈에게 잡히는 그 시퀀스는 좀. ㄱ- )
개인적으로 무지 마음에 드는 씬은 창이가 자신을 고용한 남자에게 칼을 찌르고 거울 보면서 "재밌는건 말이야. 사람들은 언젠간 죽는다는 걸 안단 말이야. 근데 꼭 자기는 안죽을 것 처럼 산단 말이지. 그게 재밌는거야." 라는 손발이 5mm 쯤 오그라들듯한 후까시 대사를 거울 보며 한 번 날려주고 찌른 칼을 다시 비틀어 준 뒤 방 안을 한 바퀴 뱅글 돌고... 이 장면. 제대로 된 김지운의 오오라가 저 몽골벌판에서부터 회오리폭풍간지를 일으키는 듯 해서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창이는 하는 행동이 워낙 비열해서 어떤 후까시를 잡아도 누가 말했듯이 비극성 짙은 악역이라기보다는 그냥 손가락질 하고 싶은 못된 캐릭터.)
윤태구 역시 박창이만큼이나 개성있는 캐릭터인데 (박도원 미안, 정우성은 멋졌다.) 윤태구의 대사는 가끔씩 '엄뿔'이 생각나게 하는 작위적인 느낌이 애기 눈물만큼 들긴 했지만 그래도 그나마로 끝난 건 송강호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박도원은 왜 영화에서 요로코롬 되었는가... 는 http://kamin.egloos.com/4517583 에 잘 나와있다. 포스팅 참 쎈스있게 잘해주셨다. 이영화가 이상하게 떫떠름한 사람들은 DVD를 소장해야 하는 건가... -.- 칸버젼 역시 궁금한데..
2일엔 드디어 입소문의 <렛미인>을 보았는데 같이 포스팅하려 했더니 너무 길어질 것 같다. 그건 나중에.
+. 다들 고생했겠지만, 난 류승수가 왤케 눈에 밟히던지... ;ㅁ ;
+. 벌판씬에서 빠라빠빠빠~를 마음속으로 외쳤던 나는 이미 빠삐놈의 노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