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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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준| 2009. 5. 30. 00:28

사실 제일 안타까운 사람들은, 정해진 원칙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세상에 상식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믿는, 어찌보면 순진한 사람들 이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그들은 '현실'에 대해 아는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때껏 자신이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 그건 그들이 그렇게 나름의 원칙과 상식을 지키며 소소하게(큰 소리뱉지 않고) 자신과 가족을 지키며 그럭저럭 잘 살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또 그렇게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 바깥에서 일어나는, 상식에서 한참 어긋나는 일들은 그 선을 넘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고 그 사람들은 '국가가 정해놓은' 원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다. 문제되는 것은 현실이 아니라 오로지 맹목적인(그렇게 비춰지는) 다른 이들에게 있다. 

문제는 대체 그 원칙이 타당하냐는 건데, 그런 타입의 사람들이 그것에 집중하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냥 사회적으로 시끄러운 게 두렵거나 그런걸 따지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건진 모르겠지만 하여튼 소박하다. 이들은 언뜻보면 쏘쿨러족 같지만 쏘쿨러족과는 조금 다르다. 그들에게 현실이란 뭘까? 쓰면서도 헷갈린다. 매트릭스 조각을 잘 이어붙인 평온한 세상? 하지만 정작 그건 그들의 이상이 그렇다. 현실은 그들의 이상에서 점점 멀어지며 오히려 그 진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데 다른 모두가 상식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모두 '과민한' 탓이다. 오로지 북한 탓을 하기도 한다. 북한 얘기하다보면 너무 많은 얘길 해야하니까; 생략하고...

언젠가부터 세대차이라는 말에 엄청난 공감을 하고 있는데 요새 더 심해졌다. 윗세대들과 우리 세대들은 가족, 혹은 혈연이라는 것 외에 이미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걸 얼마나 많은 내 또래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주류(?)가 아니라고도 생각한다. 윗세대들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에 편승하려고 기를 쓰는 아이들은 아직도 쎄고 쎘으니까. 하지만 그건 그 문화에 공감한다기 보다는 그냥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다. 그게 편하니까. 대체 내가 40대 쯤 되면 사회 문화가 어떻게 돌아갈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편승한 애들이 주류가 되어 이 꼬라지가 그대로 반복되고 있으면 그 분노는 어떻게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복잡하다. 하지만 지금 떨어진 불부터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