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Play 2008. 12. 8. 12:27


+. 늦었지만 수상 축하해요 > <





미쓰홍당무 보면서, 와 진짜 쟤 괜찮다, 누구지?  큰 눈을 떼룩떼룩 굴리면서 악바리 같이 악을 박박 쓰고 진상을 부리다가도 부모님 때문에 속상한 천상10대 같은 눈물을 줄줄 흘리는 연기, 그것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뺨에 있는 주근깨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분위기와 되게 잘 어울렸다. 그래서 영화를 보기전 주워들은 이름을 생각하다가 멋대로 황우슬혜라는 이름이 이 배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여튼 생방은 못봤지만 뒤늦게 동영상을 보고 나도 울컥했다. 주연상을 탄 효진씨도 그렇고 다들 울만도 하지... 만들기까지나 만든 후나 얼마나 고생했을까. 서우양, 아주많이진심으로 축하해요. 나역시 기대할 여배우가 생겨서 또 기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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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텍 나다 씨네 프랑스에서 11일부터 상영하는 불여우열전. 프랑스 여배우가 나온 프랑스 영화를 상영한다. 불여우 열전이래서 초큼 웃었다 ㅋㅋ 다보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내 게으름에 찾아볼 것 같지 않은 영화들은 보고싶다. 베티블루라던지, 욕망의 모호한 대상, 아델H이야기, 레밍, 레이디 채털리... 니키타는 어렸을 때 티비에서 본 기억이 난다. 터미네이터만 봐도 이불 속에 숨었던 여린-_- 내가 보기엔 역시 너무 하드보일드한 영화였다. 끝까지 다 보지 못하고 관뒀던 기억이 선명한데 지금 다시보면 어떨까 싶기도 해. 나쁜피와 퐁네프의 연인들을 스크린에서 보면 좋겠지만 3월에는 줄리엣 비노쉬 특별전을 한다니까 좀 더 기다려봐도 되지 않을까.... 사실 봤든 안봤든 상영하는 전부를 보고 싶긴 하지만 지갑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래도, 청년필름10주년영화제도 그렇고 여러 모로 좋은 영화제들을 하는 것 같아서 안 봐도 배가 부르다. 허세같지만.  













+.  불을 켤께요, 그녀가 말했다, 지금은 나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눈이 안 보여요. 전기가 들어왔나요, 사팔뜨기 소년이 물었다. 아니, 석유 램프를 켤 거야. 석유 램프가 뭔데요, 아이가 다시 물었다. 나중에 보여줄게. 

눈먼자들의 도시 원작을 이제야 다 읽었다. 글은 느낌표와 물음표가 없고 마치 가위로 단정하게 자른 것 같은 느낌이 난다. 엄청난 재난을 안고 있는 소설이 이런 형식을 취하는 것은 '로드'역시 비슷하다. 중간까지는 자꾸만 스크린 속의 장면들이 겹쳐서 몇 번이고 책을 덮어야 했다. 하지만 수용소를 탈출한 후부터는 신기하게도 영화를 곧 잊고 나만의 장면을 떠올릴 수 있었다. 소규모 재난영화처럼 느껴졌던 수용소 탈출 후의 장면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탓일지도 모른다. 찐은 여자가 희망으로 느껴져서 좋다고 했는데, 그 긍정적인 의견에 수긍하면서도 그런 긍정을 끌어내기까지의 과정이 구역질 나서 사실 영화를 보면서도 고개를 뒤틀었다. 특히 그 강간씬은, 사회가 여자를 대하는 최악의 방식을 은유한 것 같아서 고통스러웠다. 죽은 여자의 몸을 닦아주는 화면은 한폭의 종교화처럼 느껴졌다. 의도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희망이야, 라고 말하는 것은 슬픈 자위같다. 희망이 되기 위해서라면, 그러하다니. 












+. 지나가는 생각. '새비지 그레이스' 나 '마음의 속삭임' 이나, 여타 다른 근친에 대하여. 몸은 필요악이고 몸 때문에 모든 문제가 생긴다고 믿으면서도, 또 그와 정반대로 몸이 있기 때문에 이성이 절대적이라고 믿는 어리석음을 피할 수 있다고 더욱더 믿으면서도, 동성애 장르에 대해서는 유머까지 섞어서 볼 수 있어도, 어째서 근친코드에 대해서는 무심코 죄책감을 갖게 되는 것일까? 새비지 그레이스의 母子를 '감정적으로' 이해한 것은 내 몸이 한 것이다. 그들은 결코 그럴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비극으로 '보였다.' 폭풍의 언덕의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처럼. 여자와 남자라는 시대와 사회의 도덕에 부합하는 사랑을 한다 해서 비극을 피할 수 있을까? 그들은  나뉘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다. 모든 건 몸으로 나뉘었기 때문이며, 그러나 모두 자궁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좀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Posted by june|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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