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ll

Play 2008. 12. 12. 15:02







 영화 얘기는 아니고... 어렸을 적 성경에 관련된 뭔가를 보다가 상상했던 것과 비슷한 장면을 이 영화에서 만나서 좀 놀랐다. 하얀 돛처럼 커다란 휘장 아래에 동생의 시체를 놓고 그 피가 휘장을 적시는 것을 보면서 복수의 맹세를 하는 장면. 지난 달 오즈의 소설을 읽은 후부터 주변의 메타포가 자꾸 기독교 쪽으로 기우는 현상이 일어난다. 오래전부터 있었던 몸에 대한 혐오도 새삼스럽게 그것을 통해 읽히고 최근 마토가 여자는 질병과도 같은 존재라고 말한 것, 조도로프스키의 영화는 당연히 말할 것도 없고 눈먼자들의 도시에서 주인공 여자조차 그래 보였다. 앞서 적었듯이 화면에 종교화 한폭이 놓였다.  반기독교적 가치관이 심해지면 심해질 수록, 그러면서 내 몸에 대한 관심이 생길수록 반대로 image들은 그렇게 다가오니 조금 웃기는 일이다. 나도 잊고 있던 어떤 오래된 것들이 불쑥 솟아나는 기분이다. 어쩌면, 어떤 가치관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었던 꼬꼬마 시절이 지독한 기독교에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때 아무 생각 없이 습득했던 것들이 이제와서 다른 형태로 발견될 때마다 조금 당혹스럽다. 아니면 세상이, 사람들의 무의식과 환상이라는 것이, 내 생각 이상으로 기독교라는 것에 뿌리를 박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Posted by june|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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