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봄과 여름에 했던 오려붙이기 놀이를 생각해보면 세 번째와 같은 작업이 나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 같다. 남의 작업을 보는 것처럼 지금에서야 알았다. 찐이 미친 실타래라고 이름 붙인 드로잉은 이런 작업들과는 조금은 다르지만 결국엔 자연스럽게 섞여질 것 같다. 그 과정이 또 다음 작업에서 나오고 있고, 그러나 명확한 단어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어떻게 해서 이런 형식을 갖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할말이 많지만 왜 하필이면 무지개와 콜라병이냐고 묻는다면 곤혹스럽다. 누구에게도 만족스러운 대답을 할 수가 없다. 심지어 나에게조차도. 그냥 튀어나오는 것들은 그냥 그대로 둔다. 그 형태가 나도 모르는 새에 내게 각인되어 있었다거나 인상깊었나보지, 그냥 그렇게 생각한다. 무책임하다고 한들 거짓말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화면에서 독립된 오브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 끝까지 밀어부칠 수 있는 믿음을. 뇌에 USB라도 꽂아서 판화지에 전사하고 싶다는 망언을 하지 않는 부지런함을.
1. 끝까지 밀어부칠 수 있는 믿음을. 뇌에 USB라도 꽂아서 판화지에 전사하고 싶다는 망언을 하지 않는 부지런함을.